오블완 육아일기 241116
드디어 기다리던 주말이 왔다. 일주일 꼬박 육아를 하고 있으면 사람이랑 대화도 하고싶고 내 식사시간이라도 좀 거들어줄 누군가가 간절히 필요하다고 느끼는데, 이번주는 유독 힘듬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나면 겨우 주말이 찾아온 느낌이다. 어제 쇼핑몰 소파에 늘어지게 앉아 번아웃이 왜 찾아왔는지 한참 고민하다가 이유 찾는걸 관뒀다. 가뜩이나 힘든데 고민하는데 힘 쓰는게 아까웠다. 그냥 받아들이기로 하니까 좀 나았다.
아침엔 남편과 잠시 커피를 사러 나갔는데, 참 좋았다. 원래는 혼자 다녀오려고 했으나 아기가 안전문을 붙잡고 엉엉 우는 바람에 그냥 다같이 나왔다. 공기가 참 기분 좋았다.
오후엔 비가 많이 와서 낙엽이 많이 바닥에 떨어졌다. 운치 있는 풍경이 오랜만이라 잠시 감상에 젖어있을 수 있어 감사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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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주도 이유식이란걸 해보고싶어서 찜기를 꺼내서 감자 당근 고기를 쪘다. 물론 우리 부부의 점심을 떼우기 위함도 있었다.. 건강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.
오늘은 남편과 시댁 식구들에게 아기를 잠깐 맡기고 친구를 보러 갔다왔다. 친구도 아기가 있어서 같이 공동 육아를 하자고 했었는데, 전철로 몇 정거장 가야 하는 거리라 그냥 혼자 가기로 했다.
두돌이 지난 아기는 그래도 좀 컸을 줄 알았는데, 낮잠 자다가 오줌 싸고 엉엉 우는걸 보고 그냥 조금 덩치가 커진 아기구나 하고 깨달았다. 아기가 빨리 자라길 내심 욕심내고 있었나보다. 한 돌이 지나면 유아식으로 넘어가는데, 친구 말로는 그때도 힘들다고 한다. 아이고, 정말 쉬운게 하나 없구나.